九  蒸  九

 
  아홉번 찌고 아홉번 말린다?  아니 녹차를?

도무지 그냥 있기에는 이제 너무나 인내심에 한계를 느껴(사실은 사명감입니다 잘못된 주장이 정설로 세상에 알려진다는건 확실히 위험한 일이니까요) 짧은 소견이나마 공개적으로 멍석에 폅니다 매를 드실분은 때려주시고 또 동조하시는분께서는 주위에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우선 한문을 한자한자 해석을 해 보시지요 아홉번을 찌고 아홉번을 말린다는 뜻입니다 ("포"자는 한문이 없어 포토샵에서 마우스로 그려서 사용하다 고객분께서 일본자판에서 따 왔다고 보내 주셔서 사용했는데 배열이 이상하네요) 이말을 녹차에 적용한다는게 과연 맞을까 하는 얘기입니다 요즘 녹차를 조금 안다는분들은 이녹차 몇 번 덖었습니까? 라고 묻는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바로 이 구증구포를 의식해서 겠지요

첫째 蒸이란 찐다는말이니 맞지 않습니다 이웃 일본은 녹차를 대부분 쪄서 만듭니다 워낙 대중화 되어 있어 수제차를 만들 수도 없지만 기계로는 덖음차를 만들기가 쉽지않다보니 거의 전량 증차에 의존을 하지요 이에비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덖음차 위주지요 부초차(釜炒茶) 풀이하자면 가마솥에서 덖는다는건데 엄격히 炒는 맞지 않지만 달리 한자어가 없다보니(있지만 모른다는 표현이 맞는건지?) 이자를 사용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 蒸자를 사용한다는건 맞지 않지요 하지만 꼭 이걸 찐다고 하자면 또 그렇다고 치지요 아홉번을 덖는다? 도무지 녹차를 한번이라도 만들어 본 사람이면 이말이 맞지 않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첫 번째 덖을 때는 말 그대로 덖을 수가 있습니다 덖는다는 표현은 볶는다는말과 다른점이 마르지 않은 물질 그러니까 야채나 생잎같은 식물,적당한 수분을 가지고 있는 상태의 물질을 물을 사용하지 않고 익히는 작업을 말하는데 마른걸 익히는 말하자면 볶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지요

그럼 녹차를 덖는 과정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녹차를 덖을 때는 상당히 높은 온도에서 덖어야 합니다 그것은 익는과정에서 잎이 발효가 되는걸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이렇게 높은 온도에서 덖을려면 잎이 마르지 않은상태 그러니까 싱싱한 차잎을 사용하여야 하는데 이게 높은 온도의 솥속에서 손으로 뒤적여 주면서 익히는데 높은 온도라 장갑을 몇 개씩 끼고 그것도 심지어 교대로 저어 줍니다 완전히 익었다 싶을 때 들어내어 비비는데 이 과정은 녹차잎에 상처를 내는 과정이랄 수 있는데 이때 녹차잎은 형태가 펴진상태에서 둥글 게 말려지는 상태가 됩니다 이것을 말려야 하는데 잠시만 말린다고 하더라도 이걸 다시 덖자면 녹차몸이 상처를 입어 있는 상태라 솥에서 다 붙어 버리게 됩니다 타 버리게 된다는거지요 그러지 않자면 솥온도를 거의 완전히 식혀야 하는데 이때는 이미 덖는다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는처지 이지요 꼭 표현하자면 말리는 정도니까 한문을 사용하자면 乾 이라고 해야겠지요

좋습니다 이또한 넘어가지요 이 과정을 꼭 덖는다고 말하고 싶다면 그렇게 하지요 하지만 그 다음 가 문제가 되겠지요 이자는 "볕 쬐일 포"  또는 "볕에 말릴폭"인데 말하자면 볕에 말린다는게지요 녹차를 볕에 말려요? 그러고도 녹차를 먹을 수가 있다고 생각을 하십니까? 한번 덖고 한번 볕에 말리고 또 한번 덖고 또 한번 볕에 말리고....... 이렇게 해서 아홉번을 한다는겁니다 이게 도무지 말이나 된다고 생각하는지요

밑천이 다 나오는데 사실은 제가 전직이 한약재를 취급하는업 이었습니다 그래서 숙지황이란 한약재를 만드는일을 많이 했었지요 바로 이 숙지황이라는 한약재에 사용되는 말이었습니다  이 9증9포라는 말이 말입니다 건지황이란 약재를 술에 버무려서 솥에 넣고 찌고 이를 볕에 말린후 다시 술에 버무려 술이 흠뻑 빨아먹게 해서는 이놈을 또다시 찌지요 이렇게 해서 9번을 하는겁니다 이것은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피하지요

이것을 신비적인거 좋아하는 사람들이 녹차에다 갖다 부친 모양인데 녹차에 대한 경외심 내지는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를 한점은 그런대로 점수를 줄 수  있지만 문제는 이게 이제는 정설로 받아져서 오히려 만드는 사람들 조차도 억지로 여기에 맟출려는 경향이 있으며 이사실이 세월이 흘러 누군가 바로 잡지 못한다면 이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여기는 바 차를 만드는 사람의 한사람으로써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9라는글도 될 수가 없으며(한번 해보시지요 9번 하기전에 벌서 다 말라서 덖기는커녕...) 蒸도 맞지 않으며 역시 맞지 않는말입니다 정말이지 한자도 맞지 않다는 결론이지요 괜히 누군가가 특별히 만든 것인양 과장된 것이 신비적인 것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이렇게 버젓이 전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말씀에 반대 의견이 있으신분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도대체 녹차관련서적 어느책에서 이런글 보신적 있으신지요 저는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차제다에 관한한 부끄러운 일이지만 아주 완전히 단절되었었습니다 한일합방 그리고 6,25를 거치면서 말이지요 중국에는 수도 없는 차관련 서적이 있지만 이런말 없습니다 괜히 한두번 차 만들어보고는 자기가 최고의 전문가인양 내세우는 이런말들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곰곰히 생각해 볼일입니다 후세에 이게 사실로 오인된다면....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